주문 소설

밝은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온다. 잔잔한 바람도 불어와 들판의 풀과 간간히 서 있는 나무들의 잎사귀를 흔든다. 언덕 위, 넓은 들판이 펼쳐지고, 그곳에 작은 건물이 서 있다. 언덕 아래쪽으로는 곡식들이 밭에서 자라나고 있고, 띄엄띄엄 집이 들어서 있다. 조용한 마을에 단 하나만 있는 교육시설. 그곳이 바로 이곳이다. 언덕 위에 홀로 있는 작은 건물의 열린 창...

“퇴사 하겠습니다!” 지방 방송국에서 3년 넘게 아나운서로 일하던 나는 퇴사했다. 담당자님께 정중히 사표를 내고, 당당한 발걸음으로 건물 밖으로 나섰다. 왜 잘 다니던 회사를 나왔냐고? 더 큰 물에서 놀기 위해서다. 아무런 대비도 없이 일을 저지른다면 그건 바보다. 난 준비가 되었고, 일정도 잡혀있다. 바로 서울에 있는 방송국에 서류 합격, 1차 면접까지 ...

“ABCD~” 나는 어려서부터 언어에 재능이 있었다. “아이고~ 잘한다 우리 딸!” 어설프지만 영어를 말하는 나를 보며 부모님은 무척이나 좋아해주셨다. 그게 자극이 되었는지, 영어를 시작으로, 중국어, 러시아 등 어려 언어를 접하고 공부하며 익히게 되었다. 다른 공부보다 언어가 더 쉽다고 느껴져서 이쪽을 더 파고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난 적어도 4...

“끼요요오오오옷~!!!!”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나는, 나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며 환호를 하고 있었다. 로또 23억원 연금복권 월 500백원, 20년 동안 지급. 그렇다. 당첨됐다!! 그런데 소리 안 지르게 생겼어???!! “후욱후욱…진정하자.” 아직 기뻐하긴 이르다. 실제로 내 통장에 돈이 입금이 되지 않는 이상은 지금 상황이 현실이라고 인정할 수 ...

“얘들아~, 밥 먹자~”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강아지들의 식사부터 챙겼다. 지금 집은 강아지들에게 뺏기고 내 몸 누울 조그마한 자리만 남아있다. 결혼해서 낳은 자식들은 결혼을 하고 독립했고, 남편과 단둘이 남은 인생을 함께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자식이 떠나간 자리가 너무 컸는지 가슴 한구석이 허전했다. 그 가슴을 메워준 것이 강아지였다. 처음엔 아는...

먼 옛날. 7대 죄악을 나타내는 7마리의 악마들이 지옥에서 인간계로 넘어왔다. 세계는 혼란스러워졌고, 온순했던 짐승들도 흉포하게 변하여 눈에 보이는 모든 생명체를 공격했다. 여러 나라가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을 받았고, 수도를 빼앗겼으며, 소중한 사람을 잃어갔다. 사람들은 있을 곳이 없어 떠돌았고, 그러다 한곳으로 모이게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연합국가...

“엄마, 아빠. 춘천 가보고 싶어요.” 딸의 한마디에 나는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딸이 가보고 싶다는데 가야지. 와이프와 짧은 토론 결과, 이번 주 주말에 1박 2일 여행이 결정되었다. 주말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예정을 짜자. 일하는 틈틈이 조사를 하며 아이와 갈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많은 추천 장소가 있었지만, 데이트가 아니라...

우리 집에서는 조금 특이한 반려동물을 키운 적이 있다. 애완동물 하면 대부분 강아지 또는 고양이를 생각할 것이고, 자신이 키워봤다면 금붕어, 거북이, 개구리, 병아리 정도는 키워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비둘기하고도 잠깐 같이 지냈었는데, 이건 날개를 다친 비둘기를 잠깐 보호해준 것뿐이니 제외하자. “엄마! 이거 학교에서 키워보래.” 초등학생인 둘째 아이가 나...

연구 주제: 죽음에 대하여. 죽음이란 무엇인가. 죽음이라는 것은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존재가 없는 것인가. 생명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가기는 하는 건가? 죽는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 누구는 편안하다고 하고 누구는 괴롭다고 하고…누구 말이 맞는가. 생명은 왜 태어나고 왜 죽는가. “흐음…어렵다. 어려워….” 책을 펴고 이런저런 내용을 적으며 난 깊은 ...

이곳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질 수도, 귀로 들을 수도 없어요. 여기서는 무엇이든 이룰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 여기가 어딘지 궁금한가요? 어제 밤에도 왔었잖아요? 이곳은 순수한 아이들만 올 수 있는 세계. 어린이만을 위한 세계. 꿈의 세계에요. 쪽 “잘자, 우리 딸.” 이제 막 잠이든 지온이의 이마에...

“뭐?! 당장 데려와!!” 친오빠가 전화로 급한 연락을 해왔다. 아는 지인이 강아지를 다른 곳으로 입양 보내려 한다고 한 것이다. 특별히 강아지가 문제가 있거나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빠 지인 쪽 개인사정으로 키울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집은 강아지를 키울 수가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데려오기만 해봐라! 내가 당장!!” “엄머, 엄머,...

저는 강아지를 키우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운 지는 약 3년 정도 되었지요. 전에도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었습니다. 함께 산책도 하며, 간식도 챙겨주고 재미있게 행복하게 지었었는데,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면서 그 친구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 관련 회사를 찾았고 기분 좋게 입사했었죠. 입사를 하면서 회사가 지정한 기숙사에서 ...